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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하반기] IBK기업은행 디지털 실기 전형(1차 면접) 후기

두콩 2023. 11. 10. 20:19

2023.10.24 - [Job] - [2023년 하반기] IBK기업은행 디지털 필기 전형 후기

 

[2023년 하반기] IBK기업은행 디지털 필기 전형 후기

지난 토요일에 IBK 기업은행의 필기 전형을 응시하고 왔다. 디지털 직무는 확실히 일반 직무에 비해서 수험서도 부족하고, 관련 후기도 찾아보기가 좀 힘든 것 같다. 내년 그리고 내후년에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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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기 전형 안내사항

11월 7일 ~ 11월 8일 이틀간 IBK기업은행의 실기 전형을 응시하고 왔다. 코로나 이후 4년만에 재개되는 첫 합숙면접이었고, 일반 회사에서 진행되는 면접 형태의 거의 모든 것들을 이틀만에 모조리 경험할 수 있었다. 팀 활동 평가, 인성 검사, 코딩테스트, 발표(PT), 심층 인터뷰, 토론, 롤플레이(협상)까지 이틀을 꽉꽉 채워서 알차게 보내고 온 것이다.


IBK기업은행 충주연수원

먼저 각 지역별 거점에서 충주연수원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되었다. 집이 서울이었던 나는 을지로 본점에서 오전 8시에 탑승했다. 연수원 입장과 동시에 배정받은 조를 확인했고, 먼저 도착한 조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본격적인 면접 전형이 시작되었다! 전형별로 짧게 요약하고, 필자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기록을 남겨보려고 한다.

일정표

세부 일정은 위와 같았다. 모든 일정이 원래 계획된대로 큰 변동없이 잘 운영되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느낀건, 각 평가에서는 꼭 뽑아야하는 누군가를 찾으려는 느낌보다도, 꼭 탈락시켜야하는 누군가를 걸러내는 느낌이 들었다. 수능 등급으로 비유하면 극단적으로 각 영역에서 11114 등급보다 그냥 무난하게 33333 등급인 사람이 뽑히는 느낌이 아닐까 싶다.


팀 활동 평가

간단한 신체 활동이 먼저 하나 주어진다. 워밍업 느낌으로, 이걸 잘하면 본게임의 발표 순서에서 혜택을 본다. 하지만 각 팀끼리 상대 팀의 발표를 들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고 독립적인 공간에서 발표하기 때문에 사실상 의미는 없었다. 그냥 진짜 워밍업인거 같고, 너무 비협조적이거나 강압적인 태도만 보이지 않으면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나서 14명이 3개의 팀으로 나뉘어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프로젝트 미션이 주어진다. 설계팀, 제작팀, 홍보팀으로 역할이 나누어진다. 본인은 언변에 가장 자신이 있는 편이어서 홍보팀을 맡았고 간단한 발표를 진행했다. 마찬가지로 충분한 적극성과 열정을 보였다면 완성된 프로덕트의 성능은 그닥 비중 있게 평가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인성 검사

보통 타기업에서 흔히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그 인성검사를 전산실에 다같이 모여서 진행한다. 굉장히 피곤한 상태에서 졸면서 진행하여서 혹시나 실수로 엉뚱한 응답을 체크하지 않았을까 걱정스럽다.

 

코딩테스트

알고리즘 2개 + SQL 1개 구성이다. 특정 알고리즘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는 없었는데 대신 구현이 굉장히 빡빡했다. 코딩도 코딩인데, 지문해석능력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제한 시간이 굉장히 촉박하게 느껴졌다. 제일 먼저 건드린 3번 SQL 문항에서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용했고, 1번 문제를 봤더니 제시문과 예시가 너무 길어서 도저히 읽히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나마 지문이 짧은 2번을 먼저 풀었더니 시간이 거의 안 남아서 1번은 제대로 풀어보지도 못했다ㅠㅠ

 

발표

7명이 토의실에 들어가서 인당 2분을 발표하여 교차질의 시간 3분을 갖는다. 단순히 다른 지원자의 내용상 허점을 파고들거나 지식 수준을 가늠하는 공격형 질문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필자 또한 최대한 상대방 발표를 더 탄탄하게 해줄 수 있는 보완형 질문을 많이하려고 노력했다.

 

금융권에 도입하려는 OO 서비스를 4가지 정도의 컴포넌트(기능1, 기능2, 보안 등)로 나누었을 때 가장 자신 있는 컴포넌트에 대한 기획안을 발표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주어지는 특정 기술 키워드들 중 반드시 한가지를 포함하여 기술 중심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필자는 직전에 진행했던 면접 스터디에서 어떤 키워드를 다뤘었는데 운좋게 이게 적중했다! 그래서 당연히 해당 키워드로 선택했고 조금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해도 고작 스터디에서 한번 훑어본 것이 전부였으므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지는 않았다. 임기응변으로 현재 수강중인 교과목 지식들을 접목하여 Q&A를 방어했다.

 

롤플레잉

위 발표 면접의 연상선으로 진행된 면접이다. 발표 면접에서 지원자들끼리만 상호 질의 시간을 갖고 면접관은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면접관이 해당 내용을 추가적으로 검증하는 자리가 바로 이 롤플레잉 면접이다. 발표 면접에서 지원자 본인이 제안했던 서비스를 면접관 대상으로 판매하는 세일즈 면접의 형식으로 진행이 된다. 사실상 해당 서비스의 기대 효과와 리스크를 검증하는 질문들이 계속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발표 면접의 확장판에 해당한다.

 

발표 순서의 역순으로 순서가 배정된다. 발표를 잘했다면 롤플레잉도 무난하게 풀어갈 수 있고, 발표를 못했더라도 밤사이에 보완할 시간이 주어지기에 역전도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로 1일차의 발표 면접 때보다 2일차의 롤플레잉 면접에서 훨씬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지원자들이 있었다.

 

토론

일반적으로 토론 면접은 변별력이 매우 떨어지는 면접이라고 한다. 토론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화려한 언변이나 극강의 논리력보다도 경청하고 수용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 추가적으로 예상 외의 질문이 나왔을 때 크게 당황하지 않고 받아치는 임기응변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스트레스 내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OO 개발 기법을 금융권에 도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찬반 주제가 주어졌고, 14명이 들어가서 7:7 토론을 펼쳤다. 필자는 토론 중에 오디오가 비는걸 못 참아서 이런저런 제안을 선제적으로 꺼내다보니 자연스레 사회자 역할을 맡게 되었다. 찬반 밸런스는 나름 잘 맞았지만 14명이 한번에 진행하다보니 발언 기회를 쉽게 얻어내지 못하는 지원자들도 더러 있었다. 평소 성격이 소극적이더라도 여기는 면접 자리이기 때문에 최대한 적극성을 어필하는게 좋을듯하다.

 

인성 인터뷰

1인당 12분이 주어져서 면접관과 1:1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대부분 자기소개서와 경력기술서 기반의 질문들로 구성되었고, 영업점 근무에 대한 생각 등 일부 로열티 문항도 출제되었다. 지원자에 따라 자기소개서의 프로젝트 경험에서 기술 역량을 많이 어필했다면, 관련 질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흡사 기술 면접과 유사하게 진행되기도 한다. 본인 자기소개서를 완벽히 숙지한 상태에서 성격의 장단점 정도만 준비해가면 충분할 것 같다.


복장

복장 관련해서 고민이 많았다. 4년만의 합숙 면접이라 다소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스터디원들과 상의했을 때도 의견이 제각각이라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결론적으로 인사팀에서 사전 문자를 통해 '캐주얼', '편한 복장'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해주었고 과감하게 정장을 포기할 수 있었다. 다행히 현장에서도 7:3 정도로 캐주얼 비중이 훨씬 높았다. 다만 청바지나 와이드핏은 거의 없고 90% 이상 단정한 느낌의 슬랙스를 입고 오셨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매 순간이 평가인가?

합숙면접은 1박2일동안 화장실 갈 때만 제외하고 모든 순간이 평가된다는 유언비어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막상 필자가 경험하고 느낀 바에 따르면, '실기 시험'으로 확실하게 명명된 시간 외에 평가나 감시가 이뤄지는 것 같지는 않다. 우선 14명의 조원들에게 배정되는 평가위원은 딱 1명이어서 물리적으로 체계적인 감시가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였다. 식사 시간에도 면접관과 함께한다고는 하지만, 14명 중 가까이 앉은 6명 정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8명은 실질적으로 면접관님과 아예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아마도 엄청나게 튀는 돌발 행동을 해서 어그로를 끈다면 그것이 감점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선만 넘지 않는다면, 평가를 의식하지 않고 평소처럼 편하게 행동해도 정말로 괜찮을 것 같다는게 결론이다.

 

총평

금융권 면접 대비 '종합훈련패키지'라고 생각하면 이만큼 알찬 구성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다. 다양한 전형을 다 한번씩 경험해보면서 경험치를 폭발적으로 쌓을 수 있었다. 꼭 기업은행이 1순위가 아니더라도 면접에 참여하는 경험은 충분히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 결과가 나오려면 한참 멀었고, 10:1.5라는 극악의 경쟁률을 돌파할 수 있을지 솔직히 확신은 없다. 하지만 매 순간에 충실했으며, 스스로 실력 발휘를 잘 했다고 생각해서, 충분히 합격도 노려 볼만하다고 자신한다. 다음에 글을 업데이트 할 때 합격 소식을 올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20231123 업데이트

불합격

슬프지만 결국 실기 면접의 관문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후기를 남겼던 것처럼 1박2일동안 진행했던 전형 종류가 워낙 많아서, 사실 어디서 미달 점수를 받았는지 정확히 알 길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탈락을 받아들이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박2일의 여정이 충분히 의미있는 경험이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이는 앞으로 스스로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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